A학교 피해학생 학부모 입장 전문 |2024년 4월 3일 서울시교육청 앞 기자회견
안녕하세요? 저희는 지혜복 선생님이 부당 전보를 받은 A학교의 학부모들입니다. 저희 중에는 사건의 관계자도 있고, 목격자도 있고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학부모도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학부모의 이름을 걸고 직접 이 글을 읽어야 했지만, 익명 뒤에 숨을 수밖에 없음이 부끄럽습니다. 아직 몇 년간 더 학교를 다녀야 하는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동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어떤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왜 마스크를 벗었냐. 못생겼다. 마스크 다시 쓰고 다녀라.”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상황으로 보이십니까? 친한 학생들끼리 장난으로 주고받은 말로 보이십니까? 전혀 아닙니다. 남학생이 별로 친하지도 않은 여학생에게 한 말입니다. 그 여학생은 그 후 며칠 동안 결석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일시적인 실수였다면 훈계하고 넘어가겠지만 이런 일은 상시로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그 전부터 일부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향해 가슴이 크다 작다, 얼굴이 못생겼다, 귀에 대고 성관계 하고 싶다, 심지어는 기간제 선생님에도 남자친구와 하냐, 이빨이 누런데 담배를 피우냐는 등 성희롱, 성폭력적인 발언을 해왔습니다. 어떤 아이는 학교 가방을 뒤져 생리대를 잃어버리는 일도 있었지만, 누군가 특정할 수가 없어 덮고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특별한 조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혜복 선생님이 학생들을 면담하던 중 그 심각함을 알게 되었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공익 제보의 시작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현상을 파악했다면 어떤 조치를 하시겠습니까?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니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요? 피해 학생들은 선생님을 믿고 사안을 이야기했고 학교에서 응당 필요한 조치를 할 거라 믿었습니다. 피해 학생뿐 아니라 아이들의 학부모들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격리 조치를 한 가해 남학생의 학부모가 왜 우리 아이가 격리 조치가 되었냐며 항의했다고 하더군요. 우는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일까요? 피해 학생들의 학부모들도 학교에 전화해서 난리를 쳤어야 했을까요?
오히려 사안을 조사하던 중 진술한 여학생들의 명단이 노출되고 위의 마스크 다시 쓰라고 한 그 아이의 경우 돼지 커터칼을 드르륵 드르륵 가지고 다니며 누가 진술했냐고 협박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목격한 장면이므로 이는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상황에도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는 일시적인 상황으로 학교가 지혜롭게 잘 처리할 거라 믿었지만 어떤 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 찾아가기도 하고 글로 피해 학생 학부모들의 생각을 정리해 교장선생님께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들이 원한 것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 처벌을 통한 치리보다는 자신들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도록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재발 방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대신 남학생들에게 여학생들과 말을 섞지 말라고 하며 여학생들이 유난히 예민한 양 인식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집단적인 현상이 되었고 피해자는 마치 고발당한 남학생인 양 변질되어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대립은 점점 격화되었습니다. 피해 학생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가지고 등교했고 자신이 진술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오히려 숨었습니다. 일부 피해 학생은 진술을 번복했고 학교는 이를 근거로 피해 학생들이 맘에 안 드는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낸 사건이라고 축소했습니다. 이런 조치는 오히려 사건을 고발한 지혜복 교사를 공격하게 했고 학생들은 무시와 야유로 일관했습니다. 이런 집단 행동에 일부 생각을 달리하는 학생들마저 지혜복 교사와 가까이하면 불이익을 당할까 조심하였습니다. 사건 전에는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신뢰가 두터운 교사로 알고 있습니다.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선택한 해결 방법은 명랑운동회를 해서 아이들이 화합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름 의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그보다 필요한 건 가해 학생들의 재발방지였습니다. 깊은 고민 없이 민원처리처럼 진행된 교육들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으며, 결과적으로 올해도 위와 같이 성희롱적인 발언은 빈번히 재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말 필요한 교육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의 행동과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것이 폭력적이지는 않은지 돌아보도록 하는 것인데, 고발한 여학생들을 유난스럽게 몰아가며 축소한 전력으로 보아 교육을 해야 하는 당사자들부터 성 인지 감수성이 결여되어, 어떤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흘러가는 상황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피로감이 누적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도 않고 빨리 이 학교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아마 학교도 그런 생각으로 전보조치했겠지요. 하지만 피해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만한 일로 문제 삼은 것, 진술한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내면화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선생님을 강제 전보조치까지 했으니, 아이들은 이제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합니까? 이제 어디서 나서서 부당함과 잘못을 말하려고 하겠습니까?
학교는 이제 다 덮인 일을 들쑤신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안 포함해서 작년에 일어난 여러 사건을 축소하고 둥글둥글 어떻게든 덮고 넘어가는 모습을 각 학년 여러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몰라서 가만히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부당전보조치는 일을 오히려 키운 격이라고 말씀드립니다. 학교가 학교장이 마음을 먹으면 이렇게 맘대로 할 수 있는 곳인지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성폭력적인 발언이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되고 있고 그 안에 아이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에 대책은 있는지, 교사전보조치는 정말로 정당하였는지 한 번 더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