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노동자현장실천 · 2024-03-25
3월 개학, 바쁘게 돌아가는 학교 현장은 공문과 메신저로 전달되는 수많은 일들을 기한에 맞춰 해내느라 분주하다. 일이 손에 익지 않아 기한을 맞추지 못하거나, 불합리하게 보이는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교사는 눈총을 사기도 한다. 때로는 ‘업무방해’로, 때로는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공격당하기도 한다. 지금 학교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심지어 부당함을 감당하는 것이 ‘학생을 위한’ 것으로 호도되기도 한다. 정말로 학생을 위한다면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그것을 바꾸는 것이 마땅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하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해결 방식이 ‘학교’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현실에 교사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이러한 학교에서 구성원에게 발생한 민감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익적 제보를 한 사람을 어떻게 볼까?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은 A학교 성폭력 사안과 교육과정 파행 운영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공익제보한 교사를 부당 전보했다. 명확한 법령과 원칙을 적용해야 할 중부교육지원청과 서울시교육청은 새학기가 시작된 지 3주가 지나도록 이를 무책임하게 방관 또는 동조할 뿐, 문제를 바로잡지 않아 부당전보된 B학교는 물론 A학교마저도 혼란에 빠뜨렸다. 나아가 서울시교육청은 성폭력 사안에 대한 학생인권센터 권고가 있음에도 A학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안을 왜곡하고, 사안 해결을 위해 온갖 수모와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공익제보자를 회유, 협박으로 우롱하기까지 했다.
A학교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의 본질은 개인에 대한 전보 인사문제가 아니라 성폭력 사안과 교육과정 파행 운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학교장, 교육지원청, 교육청의 보복이며, 그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학교의 구조적 문제이다. 한 때 미투 운동으로 학교가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깨어난 듯했지만, 아프게도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A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익제보자가 학생인권센터의 권고문을 받아내기까지 1년여 간의 과정에서 사안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벌인 학교장, 교육지원청, 교육청의 졸렬하고 비열한 행태가 이를 증명한다. 또한, 교사가 자신의 자격 표시과목을 담당해야 하고, 교육과정 상 필요에 따라 인사이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은 해당 교과군 협의만 거치면 표시과목을 담당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허울뿐이긴 하나 그나마라도 존중되어야 할 ‘학교 자율성’을 심각하게 왜곡했다. 더욱이 교사 수 감축의 필연적 귀결인 교과교사 인원감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사 수를 대폭 늘려야 함에도 오히려 교사 수를 계속 줄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원감축 문제를 ‘학교 자율성’을 내세워 교과 담당 교사 간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의 행태는 더더욱 납득할 수 없다.
학교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은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난 1월부터 진행된 A중학교 공익제보 교사의 투쟁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바로잡을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개인의 인사문제로 보고, 공익제보자보호조례와 학폭법에 대한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성폭력 사안을 축소, 은폐하려 하거나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이에, 교육노동자현장실천은 겉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나서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다양한 통로로 공익제보자를 회유, 협박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이중적 태도를 규탄하고, 공익제보자의 투쟁을 지지함은 물론 함께 투쟁할 것을 밝힌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서울시교육청은 지금 당장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보복성 인사를 취소하라!
1. 서울시교육청은 A중학교 성폭력 사안 피해자 보호 대책과 서울시 내 모든 학교 내 성폭력 사안을 전수 조사하고, 가해자와 책임자 처벌은 물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1. 서울시교육청은 A중학교 성폭력 사안과 교육과정 파행 운영의 책임을 물어 관련 당사자는 물론 해당 학교장, 교육장을 징계 조치하라!
1.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교육적 책임을 다하라!
2024.3.25
교육노동자현장실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