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정_A학교 투쟁을 지지하는 전교조 교사 모임 · 2026-08-06
2023년 A학교에서의 학내 성폭력 사안의 심각성과 지속성,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고 있는 2차 피해에 대해 인지한 후, 즉각적으로 피해자의 편에 서서 올바르게 해결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다는 이유로, 부당전보에 부당해임까지 당하신 지혜복 교사의 투쟁이 오늘로서 929일째가 됩니다.
A학교에서 홀로 싸워온 날까지 생각한다면 1200여일 이나 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고, 은폐하려 했던 자와 진실을 밝히려 했던 자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독재시절도 아닌, 진보교육감을 우리 손으로 뽑고 있는 오늘날 학내 성폭력 사안 하나 해결하기가 이렇게 힘든 일입니까?
더군다나 올 초 부당 전보 승소 판결이 났고, 얼마 전 7월 24일 부당해임 취소 소송에서 또한 승소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교육청 앞에는 농성장이 있고, 여전히 아침 점심 저녁이면 피켓팅을 하고 있고, 오늘도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래야 합니까?
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발벗고 나선 교사에게 같은 학교 교감은 당사자가 작성하지도 않은 내신서를 본인이 직접 중부교육지원청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이 서류를 지역청은 또 접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억지스럽게도 과원인 역사과 교사는 그대로 두고 안 그래도 부족했던 사회과 교사인 지혜복 교사를 굳이 발령을 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혜복 교사는 교육청 앞에서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내가 지켜줘야 할 학생들이 A학교에 있는데 내 손으로 내신은 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 말도 안 되는 부당 전보를 따를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부당 전보에 불응하고 투쟁했다고 이를 빌미로 해고까지 시켜버린 겁니다. 이 당시 최고 행정책임자가 놀랍게도 바로 조희연입니다. 진보교육감이라고 그렇게 지켜야한다고 했던 바로 그 조희연 말입니다. 뒤에 또다시 이른바 진보교육감이라고 나선 인물이 바로 지금의 이 정근식입니다. 정근식 교육감은 뭐라했습니까? 보궐 선거 후보로 나섰을 때 이 사안 검토해서 만나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당선되고 나서는 아예 교육청 건물 문을 걸어 잠그고, 엄동설한에 전기도 끊고, 화장실도 못쓰게 하겠다고 바깥문도 걸어 잠그더니 급기야는 군부독재자나 할 법한 무자비한 폭력 연행을 아무렇지 않게 수차례 진행했습니다. 정말 서울 시민들이 직접 뽑은 진보교육감이 맞습니까? 심지어 지혜복 교사의 부당 전보 사건을 주도한 당사자인 A학교 교감을 부당전보 승소 판결이 난 이후에 교장으로 승진 발령냈습니다. 교감이랑 같이 손발을 맞췄던 당시 중부교육지원청 인사담당 장학사는 그 교감과 같은 학교 교감으로 발령이 났답니다. 처벌받아 마땅한 인사를 오히려 승진시키다니요. 진보교육감이 언제부터 법도 무시하고 인륜도 무시하는 개차반과 같은 뜻이 되었습니까?
학교의 모든 일을 책임진다고 늘 업무란에 총괄 두 글자만 적어두고 있는 교장이란 자는 태연자약하게 퇴직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A학교 사태를 책임진 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오직 아직도 지혜복 교사만이 거리에서 싸우는 것으로 여전히 책임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전교조는 이런 진보교육감도 진보라고 우리 교육감이라 칭하면서 우리 교육감과 투쟁하는 지혜복 교사를 외면하고 진보교육감 감싸기에만 급급해 왔습니다. 도대체 진보교육감이 교육을 위해 한 게 뭐가 있습니까? 김영삼 정권 시절 신자유주의 체제에 맞춰 학생들을, 교육노동자를 더욱 경쟁하게 만들고 차별적인 제도 속에 가둔 5.31교육개혁안은 30여 년이 넘도록 그 수많은 진보교육감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잘 유지돼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권은 포스터 5.31교육개혁안을 운운하고 있고 여전히 학교 현장은 경쟁(입시)교육, 교원평가와 성과급, 관료주의 교육행정, 단위학교 자치와 자율성 제약, 교육노동자의 과중한 업무, 인권 침해, 특성화고 현장실습, 자사고, 특목고, 사립학교의 비민주적 운영과 비리.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 지혜복 교사와 같은 공익제보 교사가 오히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2, 제3의 A학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진보교육감이라는 실체가 존재하기는 한 겁니까? 교육을 단순히 권력 쟁취의 도구로나 여기고 있는 자들이 진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 건 아닙니까?
교육청은 정근식 교육감은 지혜복 교사와 연대 동지들에게 저지른 지난 시절의 파렴치함에 대해 깨끗이 인정하고 무조건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학생들을 방치하고 학교현장에 혼란을 초래한 과오에 대해서도 사죄해야할 것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법원 판결을 넘어 그저 자신의 과오를 명명백백 밝히고 A공대위의 요구사항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 그 길만이 그간의 과오를 씻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길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작금의 이 사안을 똑똑히 보고 있을 교육노동자와 학생, 양육자가 있음을 잊지말어야할 것입니다. 연서명에 참여한 1,500여명의 시민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혜복 교사가 온전히 일상의 삶을 회복할 수 있을 때 까지, 학교 현장이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교육청은 자신의 잘못을 뼛속 깊이 새기며 규정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최선을 다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1200여 일입니다. 지혜복 교사는 당연히 현장으로 돌아가겠지만 돌아가는 걸음걸음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걸음에 어떠한 걸림돌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교육은 정의는 바로 세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혜복이 옳다! 지혜복이 정의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그 길에 전교조 조합원들도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