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성교육은 모든 학교로!

우리의 승리는 이전과 이후, 끝없는 고초 속에서도 용기를 낸 모든 공익제보자들에게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발언문/에세이

지혜복 · 2026-08-19

오늘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과 기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시는 동지 여러분 덕분에 오늘도 저는 다시 힘을 냅니다.

어제 저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분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그 응원의 글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번 판결 결과를 보고 이제 모든 일이 잘 해결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선생님께서 겪으신 일과 제가 경험한 사건의 처리 방식이 너무나 똑같아 놀랐습니다. 그동안 교육계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반복되어 온 전형적인 대응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서로 다른 사건, 다른 직종임에도 동일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부디 잘 해결되기를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그분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시간이 걸려도 정의는 승리한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정의가 반드시 이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투쟁의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의가 승리하여 A학교로 돌아가는 길이 법적으로 열렸음에도, 정근식 교육감이 재판 결과에 따른 복직 조치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근식 교육감이 사과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과는 이에 수반되는 명확한 회복 조치가 이행될 때 비로소 진정성을 갖게 됩니다. 공권력 동원으로 3차례에 걸쳐 38명이 폭력 연행되고 부상을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 지원은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또한, 이 사안을 야기한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은 필연적입니다. A학교 성폭력 사안을 축소·은폐하고, 이를 해결하려 애쓴 공익제보자를 탄압한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정근식 교육감이 그들을 비호하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입니다. 심지어 핵심 책임자를 오히려 승진시켜 원하는 학교에 동시 배치하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까지 단행했습니다. 이는 전례 없는 인사권 남용이자 명백한 직권남용입니다. 결국 정근식 교육감은 사안을 해결하기는커녕 책임자를 비호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무고한 시민을 탄압하는 가해자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1,000여 일 가까이 해결되지 않던 A학교 사안이 비로소 법원 판결을 통해 복직 효력을 얻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손해배상 지급, 피해자 회복 지원, 책임자 처벌 등 당연히 이행되어야 할 후속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조치들을 즉각 이행하십시오. 그렇다면 저는 오늘이라도 A학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근식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책무를 저버린 채, 또다시 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실로 비열하고 뻔뻔한 행태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마냥 기다리지 않을 것입니다.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탄압하고 책임을 회피해 온 정근식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이에 오늘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공익감사 청구에 필요한 시민 300여 명의 연명을 직접 모아 접수할 예정입니다.

직분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는 자, 공익제보자를 탄압하는 자,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하지 않는 자는 교육감이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감사원의 공익감사를 통해 A학교 사안과 관련된 모든 책임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라며, 끝까지 책임을 묻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공익제보자의 삶은 제보를 시작한 순간부터 고난의 연속입니다. 관리자와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과 따돌림은 일상을 마비시키고 삶의 의지마저 꺾어놓습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 안타깝게 삶을 마감하신 모든 공익제보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지금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계신 모든 공익제보자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부정의와 불평등 거짓, 기만이 판치는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서로 나누며 저항하는 우리가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습니다.

우리의 승리는 이전과 이후, 끝없는 고초 속에서도 용기를 낸 모든 공익제보자들에게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특히 공익제보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사립학교 교육노동자들을 비롯한 더 이상 공익제보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공익제보자를 적극 보호하는 사회적 기준을 반드시 세우겠습니다.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가열차게 함께 싸워온 동지들과 이 사안을 바로잡고 당당하게 A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멀리서 응원해 주시는 동지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채워주신 동지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학교 성폭력 공익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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