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성교육은 모든 학교로!

모든 학생들은 젠더를 불문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발언문/에세이

최수지_서울대학교 관악중앙몸짓패 골패 · 2026-05-15

안녕하십니까, 관악중앙몸짓패 골패에서 활동하는 최수지입니다.

골패는 민중가요에 맞춰 추는 몸짓 공연을 통해 다양한 투쟁 현장에 연대하는 동아리입니다. 우리는 거리에 나가 기후위기, 노동착취, 부당해고, 제국주의적 집단학살, 여성혐오와 퀴어혐오를 비롯한 사회의 모순에 저항합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른 교수가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학계에서 자리잡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보복성 역고소했습니다. 가해자는 연대하는 학생들의 익명 대자보 부착마저 스토킹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는 등, 지금까지도 2차 가해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학교는 평등한 배움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은 젠더를 불문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전국 각지의 학교에서는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성폭력을 저지르고 나서 아무 일 아니었다는 듯이 넘기는 동기,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학생의 커리어를 막으려고 하는 교수를 숱하게 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많은 용기 끝에 공론화된 사안이 아니라도, 2차 가해의 우려 때문에 지금도 숨을 죽이고 있는 피해자들이 존재함을 우리는 우리의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젠더 권력의 구조는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A학교 성폭력 사안 대응은 마치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성폭력이 일어나도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지혜복 선생님과 연대시민들은 성폭력 사건이 묻히지 않는 사회, 성폭력 사안을 공익제보하더라도 불이익을 받거나 쫓겨나지 않는 사회, 포괄적 성교육이 시행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교육청 앞에 천막을 치고 싸우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입니다. 얼마 전, 동아리활동심사보고서를 쓰기 위해 인수인계받은 자료를 보다 지도교수 란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습니다. 집회에서 동아리원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규탄하던 그 이름입니다. 기분이 씁쓸했습니다. 안온한 학문의 상아탑 안에서 국가폭력을 연구해 온 교수는 성폭력 사안 해결을 외면하고, 연대 시민들에게 국가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저희는 시교육청 앞 천막에서, 광장에서, 거리에서 지혜복 선생님을 매번 마주쳤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추운 겨울 저희를 마주칠 때마다 웃으면서 손을 잡아주시며 손이 차다고, 가지고 계신 핫팩을 쥐어주었습니다. 학교 내 성폭력과 2차 가해에 당당히 맞서고 계신 지혜복 선생님을 스승으로서, 그리고 동지로서 존경하고 연대합니다.

 

학교 성폭력 공익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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