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진보적 교사노조라고 자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새시비비_교사 · 2026-07-22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에서 올라온 새시비비라고 합니다. 저는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처럼 제가 근무하던 학교에서도 교사의 인권침해와 각종 비리를 제보한 동료교사가 따돌림, 아동학대 신고, 각종 민원 등으로 힘겨운 2년의 세월을 보낸 걸 보았고, 저는 그 교사와 함께 2년의 세월을 견뎠지만 끝내 그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온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교조전북지부에서 성평등과 학생인권에 적극 연대한 선생님을 먼지털이식 감사로 과잉징계로 해직된 상황에서 외롭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의 싸움이 저의 싸움과는 다르게 진실의 기억으로 남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또 지금껏 싸워온 과정 자체만으로도 성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투쟁에 새길을 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더불어 선생님의 복직을 통해 성평등한 학교로 가는 투쟁의 다음 장을 함께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이 교내 성폭력 사안을 묵인하지 않고 공익 신고한 것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은 부당전보로 대응했고, 지혜복 선생님이 그 부당성에 대응하여 투쟁한 것에 대해 교육청은 부당해임으로 맞섰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성평등한 학교를 지향하고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정책과제로 생각한다면 이렇게까지 맞서야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미 법원이 부당전보를 인정한 마당에 법적 논리를 따져가며 지혜복 선생님의 복직을 막아야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의회가 정치의 문법으로, 노조가 노동의 문법으로 타협하고 조정한다면, 교육청은 사법의 문법이 아닌 교육의 문법으로 타협하고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평등한 학교를 위해 교육의 문법으로 교육청은 지혜복 선생님과 논의해왔습니까? 아니면 사법의 논리로 배제하려 했습니까?
전교조본부와 서울지부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교원노조로서 교육과 노동의 문법으로 지혜복 선생님과 논의해왔습니까? 박근혜 정권 시절 전교조가 법외노조를 감내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사법적 잣대로 조합원을 외면하고서는 노조로서의 존재이유가 없다는 조합원들의 판단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왜 2년이 넘도록 더위와 추위와 싸워가며 부당전보에 맞선 조합원의 투쟁을 이토록 외면할 수 있습니까?
진보교육의 의제가 언제부턴가 미래와 혁신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진보교육은 지금과 여기에서의 행복한 교육을 그 중심에 놓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게 맞다면 지금 여기의 학생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가 진보교육의 당면과제일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감이 진보교육감을 자처하고, 전교조가 진보적 교사노조라 자부한다면, 지금 여기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싸우고 있는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지혜복 선생님의 복직은 진보적 교육가치를 복원하는 투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믿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서 서울시 교육청에 외치고 있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의 복직을 교육적 문법으로 논의하고 공동체적 회복을 위해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먼저 내놓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지혜복 선생님의 복직을 외치는 학생 당사자들과 양육자들의 목소리부터 들어야합니다. 여기 동료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합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합니다. 지혜복 선생님은 교육청이 사법적 배제를 통해 학교의 성평등한 정의를 지연시켰음을 온몸으로 증명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의 지연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교육청을 더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젠더정의와 성평등한 정의를 외면하지 않는 교육청이 되려면 사법적 판단과 상관없이 스스로 부당해임을 취소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 바랍니다. 사법적 판단의 뒤에 숨어 교육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을 먼저 멈추기를 바랍니다.
